다들 하방을 외칠 때, 저는 왜 포지션을 안 바꿨을까
요즘 비트코인 차트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저도 그렇습니다. 며칠 전부터 엘리어트 파동이니 프랙탈이니 하는 지표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나오는 신호들은 거의 전부 하방을 가리키고 있어요. 임펄스 3파가 진행 중인 것처럼 보이는 구간이라, 웬만한 분석가들은 다 "떨어진다"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작년 10월쯤 하락을 예측해서 숏으로 수익을 냈고, 2월 말 반등 구간에서 익절한 뒤 상방으로 갈아탄 적이 있어요. 그때도 지금처럼 "대세 상승이다"라고 단정하진 않았고, 오히려 닷컴 버블 때 나스닥이 보여줬던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두 갈래로 나눠서 봤습니다. 하나는 저항선까지 올랐다가 크게 쏟아지고 다시 반등하는 그림, 다른 하나는 저항을 그냥 뚫고 강하게 올라가는 그림이었죠. 확률은 반반 정도로 보고 있었고요.
닷컴 버블 얘기를 굳이 꺼낸 이유는, 강한 하락 뒤에 V자 반등이 나올 때가 개인 입장에서 제일 진입하기 무서운 구간이기 때문이에요. 기관들조차 그때 크게 물렸었으니까요. 지금 83K 부근에서 예상보다 낮게 하락이 시작되면서 제 시나리오도 좀 꼬였고, 그 때문에 이런저런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형성된 차트 모양이, 제가 예전부터 걱정했던 '진짜 바닥'의 모습이랑 굉장히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온체인 데이터를 좀 더 파봤습니다. 60K 지지가 깨졌고, 2022년 이후 처음으로 200주 이평선 아래서 주봉이 마감됐어요. 30일 활성 공급량은 바닥권이라 시장이 무관심하다는 뜻이고, 선물 롱숏비율은 2까지 치솟아서 한쪽으로 심하게 쏠려 있는 상태입니다. 개인들은 저가매수 나서는데 고래 지갑은 오히려 6월 중순 이후 보유량이 줄었더라고요. 장기 보유자 MVRV는 1.24로 3년 내 최저권까지 내려왔고, 평단가 48.4K나 실현가격 54K가 뚫리면 그게 사실상 마지노선이 될 걸로 보입니다. 단기 보유자 비중이 20%까지 빠진 걸 보면, 투기성 자금은 상당히 빠져나갔고 지금 남은 건 확신 있는 자금 위주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 거시경제 쪽도 같이 보고 있는데요, 최근 며칠 달러 인덱스가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 중이라 시장이 방향성을 잡을 모멘텀을 기다리는 느낌입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는 9거래일 연속 순유출이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매도 가능성을 열어둔 규정을 도입하면서 잠재적 매도 압력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반대로 개인적으로 눈에 띈 건 미국 부통령이 25만~5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산 공개였습니다. 정치권에서 이 정도 비중을 들고 있다는 건, 앞으로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갈 가능성을 어느 정도 시사한다고 저는 봅니다.
결국 제가 내린 판단은 이렇습니다. 지금 나오는 하방 신호들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과거에 제가 그토록 경계했던 '진짜 바닥'의 조건에 가깝다는 거예요. 그래서 가격이 조금 더 밀리더라도 계획했던 상방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다만 54K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어두고, 분할 매수 기조를 유지하면서 현금 비중은 반드시 남겨두려고 합니다. 시장의 진짜 반전 신호는 ETF 순유입 전환과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의 양전환, 그리고 달러 인덱스 안정화 시점이 될 거라고 보고,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는 이 지표들을 기준 삼아 길게 보려고 합니다.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ttsjO0IOBSk
